"아빠가 새벽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단이가 좀 챙길래?" 새벽에 잠들었다고 아이들을 챙길 수 없는 건 아니지만, 이따금 부러 그렇게 한다. "알았어 아빠." 김단은 머리통을 이불에 박고 낑낑거리는 동생을 달래서 일으키고 계란을 부치고 김치를 꺼내고 국을 데워 밥을 차린다. 김건도 제 누나를 따라 밥을 먹고 똥을 누고 옷을 챙겨 입는다. "아빠 다녀올게요." 시계를 보니 나나 제 어미가 챙길 때보다 오히려 15분쯤 빠르다. 그래서 이따금 부러 그렇게 한다.
다들 아이들을 너무나 챙겨댄다. 그래서 아이들은 바보가 된다. 누나는 동생이 되고 동생은 애기가 된다. 아이가 밥을 잘 안 먹는다 고민하는 아비 어미들이 있다. 실은 그들이 그렇게 만든다. 얼마나 챙겨댔으면 밥이 귀하고 맛있는 거라는 것조차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가. "오늘은 굶는 아이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우리 식구도 함께 굶도록 하자."
그 하루로 아이는 달라지고 아비 어미 역시 그 하루로 정신이 맑아진다. 다들 아이를 한끼라도 굶기면 바로 죽기라도 하는 줄 안다.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눈 딱 감고 그런 줄 안다. 한끼를 굶지 않아보고 자란 아이가 인간이 되겠는가. 매일같이 밥상머리에서 밥이 많네 적네, 농부들의 땀을 모욕하며 자란 아이가 제정신이 박힌 인간이 되겠는가.
그만들 챙겨대라. 챙기지 말고 도와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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